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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vs 박병은, 4조 원을 둘러싼 지독한 로비 전쟁

미디어 머니 2025. 4. 20. 21:01

영화 로비는 ‘돈이 곧 힘이다’라는 진리를 여실히 보여주는 현실 정치와 산업계를 배경으로, 4조 원짜리 국가사업을 둘러싼 숨 막히는 로비 전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윤창욱(하정우 분)과 손광호(박병은 분)는 친구이자 라이벌 관계로, 단순한 기술 싸움을 넘어 ‘로비력’이라는 비열하고도 치열한 무기를 들고 정면 대결을 벌이게 됩니다.

로비
감독	하정우
제작	하정우, 변봉현, 김영훈
각본	하정우, 김경찬
출연	하정우, 김의성,강해림,이동휘,박병은

국가 예산 4조 원, 주차장 사업의 본질

이야기의 중심에는 ‘스마트 주차장 구축 사업’이라는 거대한 국가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이 사업의 규모는 무려 4조 원. 창욱은 자신이 개발한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사업을 따내려 하지만, 손광호는 막강한 자금력과 전략적인 로비로 맞서고 있습니다.

창욱은 “나는 내 평생을 바친 기술로 승부 보고 싶다”며 정면 돌파를 원하지만, 현실은 이상을 배신합니다. 로비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세상. 결국 그는 자신도 원치 않던 ‘로비의 세계’에 뛰어들게 됩니다.

적이자 친구, 그리고 얽히고설킨 관계들

창욱과 손광호는 단순한 경쟁자가 아닙니다. 과거에는 서로의 결혼식과 장례식까지 챙기던 사이였고, 창욱이 실리콘밸리에서 힘들던 시절 손광호가 그를 경제적으로 도왔던 과거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각자의 성공을 위해 한 치 양보도 없는 대결을 펼치고 있죠.

손광호는 돈으로 승부를 보려는 인물이고, 창욱은 기술과 열정만으로 도전하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싸움을 더럽게 걸면, 같이 더럽게 싸워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라는 대사에서 보이듯, 이 싸움은 이미 깨끗한 경쟁의 수준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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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의 핵심 – ‘골프’와 ‘인맥’

입찰의 핵심 키는 조향 장관과 그 실무 책임자인 최우현 실장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을 공략하는 방법은 단 하나, 로비. 영화는 이를 상징적으로 골프라는 수단을 통해 보여줍니다.

창욱은 골프라곤 한 번도 쳐본 적 없는 인물이지만, 이 게임이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정치적 딜의 장이라는 걸 깨닫고 접대 골프에 입문하게 됩니다. 골프공을 슬쩍 바꿔치기하는 기술부터, 상대방 샷에 무조건 “오케이”를 외치는 센스까지. 창욱은 점차 로비스트로 변화해 갑니다.

한편, 손광호 쪽은 이미 정통 로비 루트를 점령 중입니다. 장관과 친분 있는 인사들을 총동원하고, 그녀가 좋아하는 유명 배우까지 초대하며 마음을 사로잡으려 하죠.

호화 캐스팅과 다층적 인물 관계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는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로 구성된 캐스팅입니다. 하정우와 박병은이라는 중심축을 중심으로, 최우현 실장, 조향 장관, 골프 프로 진세빈 등 각양각색의 캐릭터들이 얽히고설켜 하나의 입체적인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특히 진세빈 프로와 최 실장의 관계는 의외의 감정선을 자극하면서 이야기에 깊이를 더합니다.

또한 이 인물들 모두가 단순히 한 목표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욕망과 이익을 따라 움직인다는 점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들이 만나는 골프장, 식사 자리, 로비 현장 하나하나가 정글과도 같습니다.

영화 로비, 왜 기대되는가

이 영화가 단순한 기업 드라마, 혹은 정치 풍자극에 머물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인간관계와 감정의 복잡성에 있습니다. 과거에는 친구였지만 현재는 적이 되어버린 두 사람.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윤창욱. 그리고 냉혹하지만 실리콘밸리의 고생을 함께했던 기억을 간직한 손광호. 이 둘의 관계는 단순히 돈과 계약의 문제가 아닙니다. 감정, 자존심, 그리고 과거의 빚이 얽힌 서사이기도 합니다.